봄이 찾아오면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산나물 중에서도 '산채의 제왕'이라 불리는 두릅은 특유의 쌉쌀한 맛과 풍부한 영양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모양을 가진 개두릅과 참두릅은 엄연히 다른 식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글에서는 개두릅과 참두릅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각각의 특징과 효능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원산지와 식물학적 차이
개두릅과 참두릅은 모두 두릅나무과에 속하지만 다른 식물에서 나오는 새순입니다. 참두릅은 두릅나무(아랄리아속)의 새순인 반면, 개두릅은 음나무(칼로파낙스속)의 새순입니다. '참'이라는 접두어는 '진짜' 또는 '품질이 좋다'는 의미에서 유래했으며, '개'라는 접두어는 '참'보다 부족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입니다. 이는 개나리, 개살구와 같은 다른 식물 이름에서도 볼 수 있는 명명법입니다.

생김새 비교
두 식물은 생김새에서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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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두릅: 새순의 앞부분이 붉고 줄기는 한 뼘 정도로 짧으며 잔가시가 많습니다. 작은 잎이 많이 달려있으며 포항초처럼 짧고 두툼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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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두릅: 참두릅보다 잎이 진하고 윤기가 있으며, 음나무의 특성상 가시가 날카롭고 억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특성 때문에 예로부터 선조들은 음나무 가지를 대문이나 방문 위에 걸어 흉한 기운을 막는다고 여겼습니다.
맛과 향의 차이
두 식물은 맛과 향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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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두릅: 풍부한 감칠맛과 박하향,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특징이며,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매력적인 맛과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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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두릅: 참두릅과 맛이 확연히 다르며, 씹을 때 향이 강해 마치 쌀국수에 곁들이는 고수와 같은 생경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참두릅보다 쌉싸래한 맛이 강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오래 씹으면 인삼향이 은은하게 퍼집니다.
영양성분과 효능
두릅류는 모두 사포닌이 풍부하여 건강에 매우 유익합니다:
두릅의 쌉쌀한 맛은 사포닌 성분 때문이며, 이 성분은 면역력 증진, 노폐물 제거, 혈당조절, 관절질환 예방, 신경안정 효과 등이 있습니다. 특히 참두릅의 경우 100g당 사포닌 함량이 8486.2mg으로 홍삼(1310.2mg)의 약 6.4배, 인삼(2786.8mg)의 3배에 달합니다.
두릅은 단백질, 비타민 A와 C, 베타카로틴, 칼슘, 칼륨, 섬유소 등이 풍부하여 면역력 증진, 기력 회복, 혈당 개선, 두통 완화, 뼈 강화, 신진대사 촉진, 혈액순환 개선, 피로 회복, 해독 작용에 도움을 줍니다.
수확 시기와 가격
두릅의 주요 출하 시기는 지역과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보통 참두릅은 4월 중순, 개두릅은 4월 중순에서 말경에 많이 출하됩니다. 참두릅의 주산지는 전북 순창으로 전국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이르면 3월 말부터 출하가 시작됩니다.
가격 면에서도 차이가 있어 2024년 4월 기준으로 서울 경동시장에서 1근(약 400g) 기준 참두릅은 16,000원, 개두릅은 13,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품질과 맛의 차이, 그리고 생산량에 따른 가격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올바른 섭취 방법
두릅을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적절한 손질과 조리가 필요합니다. 두릅은 잎까지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 1분 정도 데친 후, 얼음물에 담가 빠르게 식혀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손질한 두릅은 초장에 찍어 먹거나 무침, 장아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봄이 짧게 찾아왔다 사라지듯, 두릅의 제철도 길지 않습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참두릅과 개두릅, 이번 봄에는 두 가지를 모두 맛보며 그 차이를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